Tuesday, July 1, 2008

Listening Confusion

[임귀열 영어] Listening Confusion (청취의 혼란)

국내 모 기업이 지역 전문가 육성 차원에서 신규 채용 사원에게 1년 간 5만 달러를 지원, 마음껏 해외 현지 문화를 익히도록 한 적이 있었다. 뛰어난 영어 실력 덕분에 이 프로그램에 선발돼 12년 전 미국에 체류했던 K씨는 필자의 칼럼에 꼭 소개해달라며 당시 겪은 ‘어이 없고 창피한 경험’을 들려줬다.

Texas의 동네 식품점(grocery store) 계산대. K씨가 물건을 사고 계산대에 섰을 때 맨 먼저 들려 온 말은 ‘Plastic or Paper’였다. 그는 영어 상식을 동원해 ‘신용카드를 흔히 Plastic money라고 부르니까 paper는 지폐일 테고, 따라서 결제를 신용카드로 할 거냐, 지폐로 할 거냐를 묻는 것이겠지’하고 생각했다.
얼른 “Credit card”라고 답했더니 백인 점원은 몹시 당황했다. 계산대에 오른 물건을 어디에 넣을지, 종이 봉투(paper bag)와 비닐 봉투(plastic bag) 중에서 고르라는 질문이었는데 엉뚱한 답변을 들었으니 그럴 수밖에. 어설픈 지식이 해프닝을 일으킨 셈이지만, 더 큰 원인은 ‘비닐 봉투=plastic bag’이라는 일상적 표현을 익히지 못한 탓이다.

지불 수단을 물을 때 친절한 점원이라면 “Will that be cash, check, charge or smart card?”처럼 자세히 설명했을지 몰라도, 보통은 “Cash or charge?”라고 묻는다. 계산을 현금으로 할 것이냐 신용카드로 할 것이냐 묻는 이 말 속에서 ‘charge’가 신용카드, 체크카드 등 모든 종류의 카드를 의미한다는 점도 기억해둬야 한다.

이발소와 관련된 재미있고도 유명한 일화가 있다. 미국인 이발사가 이발을 해 주며 “How are we doing?”라고 물었더니 한국인 손님이 반사적으로 “Fine, Thank you, and you?”라고 말한 것. “How are we doing?”은 지금 깎고 있는 모양이 맘에 드느냐는 질문 인데 “How are you?”라는 표현이 머릿 속을 채우고 있어 그렇게 응답한 것이다.

이런 실수를 예방하고 줄이는 방법은 무조건 ‘영어다운 영어’를 많이 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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