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말하기에 대하여 말해 보자면...
작성자 : 이해동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교육과 교수)
등록일 :2008.01.31
우리가 한참 무엇인가에 집중하게 될 때 에는 종종 그와 관련된 꿈을 꾸게 된다. 우리 주위에는 영어 말하기 시험이 있는 날이나 원어민과 대화를 해본 날에는 영어로 말하는 꿈을 꾸어본 기억이 있다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이 중압감에 의한 것이든 아니면 새로운 것을 접한 신선한 감동에 의한 것이든 영어를 말한다는 것은 틀림없이 꿈과 같은 일이다. 항상 우리말로 만 말하던 나의 일상 언어와 생각이 담긴 언어를 내가 아닌 나처럼 말하는 나를 경험하게 된다는 점에서 말이다.
이러한 영어를 말하는 일을 보다 능숙하게 진행하려면 잘 말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우리가 영어로 말하는 것을 배우는 목적이 외국인 만나서 사업을 하려는 도구적인 목적이라면 이를 위한 논의와 협상을 이끄는 영어에 익숙하여질 필요가 있다. 외국인을 만나서 여행과 예술 및 인생을 이야기하려는 통합적인 목적이라면 이와 관련된 어휘 및 표현과 상황을 매끄럽게 진행하는 영어 표현에 익숙하여질 필요가 있다.
그러면 이러한 구체적인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영어 말하기를 잘하고자 할 때 우리는 방법적으로 어떠한 말하기 학습방법을 택하는 것이 좋은 가에 대하여 탐색을 하게 된다. 영어 교육의 방법은 유행의 변화처럼 약 25년을 주기로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 방법이 출현을 하고 퇴조하는 흐름을 보여 왔다. 이러한 현상은 외국어를 학습하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소위 왕도를 찾기 힘든 것인가를 반증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우리나라의 중 장년층이 주로 학습 받았던 듣고 따라서 말하는 암기 중심의 영어 말하기 학습 효과는 매우 부정적이라고 결론이 나 있다. 이러한 학습 방법적인 취약점은 우리 장년층의 영어 말하기 수준이 비교적 낮은 것에 대한 비난의 근거로 자주 인용된다. 즉, 어휘의 고급스러움만 두드러지고 유창도의 지표인 말의 속도와 명료한 발음에 있어서는 매우 뒤떨어진 영어 학습자를 만들어 낸 것이다.
이후 원어민과의 상호작용을 강조하는 의사소통 중심의 교수법이 80년대 이후에 우리나라에도 강조가 되고 이를 통하여 속도감이 있으며 원어민에 대하여도 겁을 내지 않는 영어 말하기의 고수들이 다수 출현하게 된다. 그러나 이들 영어 구사자들에게 있어서도 기본적인 생활 언어기능을 벗어나면 입을 다물게 되는 제한적인 숙련자들이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즉 전반적으로 보아 숙련도는 어느 정도 진척을 이루었으나 언어의 복잡성 정도에는 기대한 수준에 많이 미치지 못하는 언어 구사자들이 많이 있다. 이러한 점에서 보아 토론이나 시뮬레이션 등과 같은 비교적 장시간에 걸쳐 이야기하여야 하며 어휘 및 표현의 선택에 있어서도 다양함과 깊이를 요구하는 학습 활동들이 강조될 필요가 있다.
그러면 영어 말하기의 방법론상에 있어 의사소통중심의 상호작용이 효과가 있다고 동의를 한다고 하였을 때 또 다른 효율성의 측면에서 고려하여 할 요소들은 무엇이 있을까?
우선 어려서 배우는 것에 대한 효율성을 살펴보자. 많은 제 2언어 습득론 학자들이 공통적으로 인정한 것은 어려서 목표 언어에 노출이 되는 경우 원어민과 같은 발음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발음이 대화의 내용과 의미를 전달하는 것에 있어서 대단히 중요하지는 않으나 이를 외형적으로 우아하게 포장한다는 측면에서는 중요성이 있다고 하겠다.
인간의 발성기관은 청소년에 이르기까지 계속 발달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어린이에 대한 영어교육을 통하여 영어의 발음에 익숙해지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지면 관계상 어린이 영어교육의 효율성에 대한 전반적인 논의는 이곳에서는 생략하기로 한다.)
다음으로 영어를 원어민과 함께하는 환경에서 생활을 통하여 배우는 것이다. 이러한 말하기 학습 환경은 영어로 상호작용을 자연스럽게 실행 하는 경우가 필연적으로 발생하므로 학습에 있어서 매우 효과적이다. 다만 외국생활 비용의 효용성적인 측면과 모국어의 발달을 지연시키는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이민자나 유학생 가정들이 갖고 있는 자녀의 한글 발달에 대한 걱정은 그동안 간과된 측면이 없지 않다.
결국 다양하게 영어로 된 자연스러운 의사소통의 기회를 자주 갖도록 하는 사회적 분위기 및 환경의 조성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하겠다.
다음으로 다양한 매체를 통한 말하기 학습활동이 있겠다. 궁극적으로 학습매체는 학습자와 교사와의 다양한 상호작용을 통하여 말하기 환경을 유도하는 것이라고 볼 때 자습용으로 개발되는 교재보다는 쌍방향 활동을 유도하는 매체들이 개발되고 권장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학교에서 학습활동을 통하여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이 영어로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적으로는 자신보다 약간 수준이 높은 학생, 다시 말하여 우리나라 사람으로서 영어 말하기의 어려움을 미리 경험하여 영어의 수준이 나보다 한걸음 앞선 학생과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아 영어 교사는 매우 훌륭한 선(앞서)생(영어말하기를 생활한)님이 되는 것이라고 하겠다.
그러면 영어시험을 위한 말하기 준비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 것이지 생각해 보자. 첫째, 현재 음성인식기술의 발달로 영어로 단순하게 응답하는 것을 평가하는 것이 많은 시험에 도입이 되고 있다. 이러한 시험이 과연 학습자의 적절한 말하기 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인가에 대한 논의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최소한 이러한 시험의 목적이 학습자의 발음과 어조에 있어서 정확한가를 기본적으로 측정하는 것이기에 이에 대한 학습자의 준비는 필요하리라고 본다. 다음으로 언어표현에 대하여 적절하게 반응하고 있는가를 측정하고자 하는 말하기 시험이 있다. 이러한 시험은 수험자의 듣기능력을 필요로 하는 측면이 있지만, 언어의 음성적인 듣기와 말하기 기능은 대화에 있어 필연적으로 연관이 되다. 그러므로 의사소통 상황과 관련된 듣기 능력을 늘리면서 말하는 기술을 연습할 필요가 있다. 참고적으로 보면, 우리나라의 대학입시에 듣기가 도입된 이래로 우리나라 영어학습자의 듣기 능력은 말하기에 비하여 상당히 많이 연습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점에서 보아 말하기가 대학입시에 도입된다면 이 또한 국가 전반적으로 보아 영어 말하기 능력이 증진되는 효과가 있으리라 보인다.
다음으로 말하기 시험을 위하여 준비하여야 할 것이 있다면, 사물이나 상황에 대한 적절한 어휘를 사용하여 바르게 묘사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이러한 시험의 유형은 그림이나 사진을 제시하고 이에 대하여 설명하라고 하며 개인적인 의견이나 경험을 연관하여 서술하라는 문제들이 많이 있다. 이러한 시험을 대비하기 위하여서는 사물과 관련된 상세한 묘사를 하는 어휘를 늘려갈 필요가 있으며, 자신의 의견을 객관적으로 나열하거나 논리를 뒷받침하는 표현들에 대하여 익숙하여질 필요가 있다. 특히 논쟁과 논증을 위한 영어적 표현에 익숙하여 지는 것이 필요하다.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언어표현을 익히는 가운데 우리말로 설득하거나 주장을 펼치는 표현이 늘어가는 학습자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다음으로 면접을 실행하면서 면접관과 영어로 대화를 하거나, 면접관의 입회하에 다른 수험생들과 영어로 대화를 하는 경우가 있다. 시험의 실용적인 측면에서 보아 많이 실행되고 있지 않은 말하기 시험의 유형이나, 보다 정확하게 학습자의 언어 수준을 파악한다는 측면에서 대학의 특별 전형이나 회사 입사시험 등에서는 실행이 되고 있다. 이러한 시험을 치르다 보면 대다수의 유능한 학습자들이 면접이라는 상황에 익숙하지 않아서 실수를 많이 저지르는 것을 보게 된다. 예를 들면 평소와 다른 과도한 의욕을 보인다거나, 질문과는 달리 준비한 대답만을 강조 한다거나, 웃음으로서 진지한 분위기를 어색하게 만들거나, 빠른 속도로 어휘만을 나열하는 것들이 있다.
면접에 들어가는 시험관은 수험생들의 최저 능력과 최대 능력을 파악하기 위하여 다음의 과정을 진행한다. 처음에는 긴장된 분위기를 풀기 위하여 사소한 질문, 즉 최저 영어 구사 수준을 파악하기 위한 질문을 한다. 혹 몇 몇의 수험생은 이러한 질문에 응답을 잘할 자신이 있으므로 이 부분을 길게 답하는 잘 못을 저지르는 경향이 있다. 실상은, 차후의 주요초점이 되는 질문에 대비하여 간략하게 응답하면서 자신의 긴장을 푸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음으로 본 질문에 들어가면 시험관은 학습자의 최대 능력을 파악하기 위하여 고난도의 토론 및 생각이 필요한 질문을 하게 된다. 이에 대하여 학습자는 단순하게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고 마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대화를 진행하면서 자신의 의견과 반대되는 의견도 서술하여 폭넓은 시야를 가지고 있음을 보이는 것이 필요하다.
시험관은 과연 학습자가 암기에 주로 근거하여 응답하는 것인지 아니면 진정으로 학습자가 구사하는 수준에 적합한 학습자인지를 알기 위하여 한두 개의 추가적인 사소한 질문을 던지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에 수험생은 결코 당황하지 말고 주어진 시간 내에 부가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답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시 한 번 강조하거니와 면접관은 학습자의 정확한 영어 말하기 능력을 측정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최대의 언어 구사능력과 최저의 언어 구사능력을 파악하기 위하여 질문을 하고 점검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말하기 시험에 임하는 학습자는 결코 당황하거나 암기하여 준비된 말하기만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은 버리고 자신의 최대능력을 보이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삶을 위한 영어 말하기를 살피고 글을 마치고자 한다. 사실 우리의 보통 삶에 있어서 영어로 말할 기회는 얼마나 있을까? 전문 직업인이 아닌 이상에야 공항에서 외국에서 상점에서 물건 값을 묻거나 - 그것도 단체 여행가는 경우에는 현지 가이드가 맡아서 해 준다 -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한 제한적인 실용성에도 우리는 우리말이 아닌 외국어를 말하여 보고 우리들끼리도 우리말이 아닌 말로 이야기를 나누어 볼 필요가 있다. 앞서 이야기 하였듯이 영어로 말하는 자는 우리말과는 또 다른 새로운 표현력 있는 자신을 발견할 기회를 가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말하기의 기회가 확장되면 때로는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는 외국인을 발견 할 수도 있다. 결국, 삶에 있어서 배움의 즐거움이 있다면, 자신을 영어로 표현하는 배움을 즐겨보는 것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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