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July 21, 2008

영어 발음에 대하여

영어 발음에 대하여


작성자 : 스티브정
등록일 :2008.01.24


최근 울산대에서 강연 중 한 학생에게 “What are you studying?"라고 질문을 던졌다. 그 학생은 ”@&#*%$&$“ 라고 해독 불가능한 응답을 계속 했다. 하도 답답한 나머지 나는 우리말로 다시 물었다 전공이 뭐냐고. 그 학생은 미생물학(Microbiology)이라고 구수한 사투리로 말했다. 그 학생의 말을 듣고 내 머릿속으로 microbiology 발음을 그쪽 사투리로 해보았다. 그제야 그 학생이 microbiology라고 했구나 는 생각이 들었다.

1992년 처음 한국에 나왔을 때 한 카페에서 ”Marlboro Light"담배를 달라고 했더니 “내” 그러면서 Miller Light맥주를 주었다. 아마 영어 발음 때문에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겪은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우리 사회는 영어 발음이 좋으면 영어를 잘한다는 착각에 빠져있다. 심지어 통역 대학원을 다니는 학생들은 자신의 발음 때문에 많은 고민을 한다. 통역사의 잦대가 발음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사회에서 영어발음의 대한 잘못된 인식은 바로잡아야 한다. 발음이 좋다고 영어를 잘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물론 상대방이 발음을 재대로 인식할 수 있는 수준의 발음은 필요하다. 그러나 자신의 영어 발음 보다는 다양한 발음을 알아듣는 실력이 더욱 중요하다.

우리나라 영어교육은 유난히 미국영어 발음에 초점을 두어왔다. 현실적으로 모든 영어 듣기 시험의 발음이 미국식 영어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양한 영어발음을 들을 수 있는 실력이다. 현실적으로 사업을 하거나 직장생활을 하면서 만나고 영어로 대화를 하는 외국인들 중 미국식 영어를 구사하는 외국인은 20%미만이다.

미국, 영국 등 영어권 나라에서는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영어 발음을 접하게 된다. 다수 인종들이 모여 사는 미국의 경우는 특히 그렇다. 영어로의 커뮤니케이션은 듣기서부터 시작된다. 상대방이 하는 말을 이해 못하면 커뮤니케이션은 불가능 한 것이다.

필자는 많은 학생들과 일반인들에게 발음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어떻게 하면 발음이 좋아질 수 있냐고. 언어학자들의 연구 결과들의 의하면 만 13세 지나서 외국어를 습득할 경우 원어민처럼 언어를 구사할 확률은 거의 없다고 한다. 물론 개인의 능력에 따라 거의 완벽하게 외국어를 구사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발음보다는 듣기에 시간을 투자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어떤 영어 교육자들은 영어 듣기에서 자신이 그 영어를 발음하지 못하면 들을 수 없다고 주장하며 듣기 수업에서 발음을 많이 강조한다. 아이러니하게 그 교육자도 제대로 영어 발음을 따라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거의 모든 비스니스가 영어로 이루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요즘 세상에서 영어를 잘 한다는 것은 영어로 커뮤니케이션을 잘 한다는 것이다.

영어로 커뮤니케이션을 잘 한다는 것은 모든 걸 묘사할 수 있고, 서술할 수 있으며 자신의 의견을 전달할 수 있고,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고 자신의 전문 비전문 분야의 주제를 장시간 토론 할 수 있으며, 어떤 상황에서도 대처할 능력이 있음을 말한다.

많은 세계적인 유명 인사들도 영어발음은 누가 들어도 이상하다 싶을 정도나 커뮤니케이션을 잘 한다고 정평이 난 인물들이 많다. 넬슨 만델라, 코피 아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보더라도 우리가 나가야할 영어를 알 수 있다.

영어로 말을 잘 하려면 발음이 아닌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꾸준히 연습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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