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June 10, 2008

Prosodic Proficiency 1

[임귀열 영어] Prosodic Proficiency 1 (발음보다는 억양이 관건)

외국인 영어는 왜 정통 영어와 차이가 날까. 언어학자들이 수십 년 간 연구해온 주제다. 일본인 중국인 등 외국인 수백 명이 읽은 영어 문장을 미국인들에게 들려주며 어떤 요소가 영어 원어민들의 매끄러운 청취를 방해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실험이 있었다.

결론을 보면 미국인들에겐 억양 차이(prosodic deviance)가 분절 차이(segmental deviance)보다 낯설고 듣기 어려웠다고 한다. 각 단어의 발음이 엉성하고 부정확해도 말의 흐름과 리듬이 자연스러운 편이 청취하기 쉽다는 것이다(Munro & Trace, 1998).
이와 유사한 연구 논문이 수백 편인데 결과는 대동소이하다. 중국인이나 일본인이 영어를 말할 때 영미인이 알아듣기 어려운 이유는 ‘강한 외국인 억양’ 때문인데 그것은 개개 단어의 발음 때문이 아니라는 것.

미국인 노인의 경우 말 속도는 느리지만 미국 영어 특유의 리듬과 억양, 장단고저가 그대로 살아 있기 때문에 듣기에 편하고 이해하기 쉽다는 사실 과 통한다. 영어 초보자라면 다소 느리게 말해야 남들이 이해하기 쉽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말 속도만 늦추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원어민처럼 자연스러운 리듬과 억양을 체득해야 비로소 영어다운 영어처럼 들리기 때문 이다.

해외 교포들의 발음과 한국 내 ‘발음이 좋은 학습자’와 비교해보면 금세 알 수 있다. 한국 내에서 발음이 훌륭하다는 평가를 들은 학습자라도 현지에서 생업에 종사하면서 영어 특유의 리듬과 흐름을 잘 타며 말하는 교포들보다 의사소통을 잘 해내기 쉽지 않다.

단어 하나하나의 발음 연습이 걸음마라면, 소위 ‘원어민의 리듬과 억양’(Prosodic Proficiency)을 체득하는 것은 진정한 Speaking의 단계다. UN이나 국제 무대에서 외국인 영어를 듣다보면 한결같이 말의 속도가 원어민들보다 2~3배 느린데, 영어식 리듬과 억양을 터득하지 못한 탓에 메시지를 전달하려면 천천히 말하는 방법 외엔 뾰족한 수가 없기 때문이다.

또렷한 발성도 중요하지만 말 전체의 리듬과 억양을 체득할 때 비로소 영어 말하기의 마지막 단추를 끼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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