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June 23, 2008

It's how you say it.

[임귀열 영어] It's how you say it. (어떻게 말하느냐가 중요하다.)

직장에서 다들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부장이 뒤늦게 와서 “Are we having fun yet?” 이라고 물으며 다가선다. 직역하면 “뭐 재미있는 일 없나?”라는 뜻 같지만, 이 말은 일이 재미있느냐는 물음도 아니고 재미를 기대하는 말도 아니다. 겸연쩍거나 어색할 때 사용하는 그야말로 궁색한 이음말일 뿐이다.
대학에서 친구들이 study group으로 시험 공부를 하고 있는데 늦게 참여할 때 쓰는 표현이기도 하다. 이런 말에는 대꾸도 없고 응대도 없다.

이처럼 특이한 뉘앙스의 표현법은 논란거리가 된다. 매우 쉬운 말인데도 그 의미는 상당히 복잡하고 문화적이기 때문이다. 식품점에서 일하던 어느 멕시코인은 11년 전 미국 가게에서 들은 말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고 한다. “Are you working hard or hardly work?”(도대체 열심히 하는 거야, 아니면 안하는 거야?)는 표현은 쉬운 말처럼 들렸지만 묘한 대조의 질문이었던 것이다. 여기에 “Say one for me while you're down there.”(거기 밑에 있을 때 무슨 말 좀 해보지 그래.)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열심히 하든지 싫으면 그만 두든지 하라”라는 뜻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고 한다.

세상에는 키가 큰 사람도 있고 작은 사람도 있듯이 각기 눈높이가 다르고 관점이 다르다. 자기 입장에서 던지는 몇 마디 말이 상대에게 상처를 남기는 일종의 height humor식 표현은 듣는 사람이나 말하는 사람이나 늘 신경을 써야 하는 표현이다. “I don't care what Joe says about you. You're all right in my book”(남들이 당신에 대해 뭐라 하든 개의치 않는다. 내가 보기엔 문제가 없으니까.)과 같은 표현도 음미해보면 병주고 약 주는 말이다.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나온 “I feel your pain.”(그 심정 충분히 이해한다.)는 말이 그나마 나은 것이다. 이런 표현이 나올 때는 재치있게 응대하며 되받아 치는 것이 최고다. 힘있는 친구가 많다며 으스대는 경우 “I'll have my people call your people”(나도 아는 사람이 많으니까 그들을 시켜서 당신 쪽 힘있는 사람에게 전화하도록 해주겠오.)라고 말한다면 되받아치는 사람의 한판승이다.

표현과 화법은 조금만 신경쓰면 효과 몇 배가 된다. 힘든 일을 시키면서 상사가 “It's hard work, but someone has to do it.”(힘든 일이지만 누군가는 해야겠지.)라고 말하면 부드러운 명령이 될 것이다. 말하는 내용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말하느냐는 문제는 영원히 완성이 없는 것 같다.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