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귀열 영어] Beyond Vague English (애매한 영어는 피하자)
Chicago O'Hare 국제 공항 입국 심사대(Immigration). 담당 영사가 질문을 한다.
“How long will you stay in America?” 영어 좀 한다고 자부했던 40대의 K씨가 자연스럽게 “Just a couple of weeks”라고 말하자 영사는 “How long?”이라고 되물었다.
speaking에 전혀 문제가 없었던 K씨가 당황한 순간이었다.
couple=둘’의 뜻도 있지만 ‘두어~, 두 셋’의 뜻으로도 잘 쓰이기 때문에 입국 심사관의 귀에는 ‘대충 2,3주’로 들려 ‘정확한 체류 기간’을 의심한 것이다. “Just two weeks”처럼 정확한 숫자를 말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막연하고 모호한 표현(vague language)은 구어체에서 용인되는 경우가 많지만 오해를 야기할 때도 있어 항상 경계 대상이다. 가령, 어느 신문의 제목에서처럼 ‘Hot drama’라고 표현하면 드라마의 내용이 화끈한 것인지, 인기가 많은(hot) 드라마인지 그 의미가 불분명하다. hot lady(섹시한 여성)나 hot item(잘 팔리는 물건)같은 말을 떠올린다면 hot의 모호성을 짐작할 수 있다.
영어에서는 어떤 표현이 두 가지 의미로 해석되면 ambiguous(모호한)하다고 말하고, 표현의 의미가 애매하면 vague(막연한)하다고 말한다. 기업이 상품을 보증한다며 내건 ‘lifetime guarantee’(평생 보증)는 애매한 표현 중 하나다. 누구 기준, 어디까지가 ‘평생 보증’인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음식물의 유효기간을 적을 때 ‘best if used by ~’라고 적었던 관행은 많은 오해를 낳았고 유효기간 후에 먹어도 best는 아니지만 괜찮다는 오해가 발생하자 지금은 ‘Better if used by~’ 로 적는 회사가 많아졌다.
요즘에는 우유에도 ‘fat free’나 ‘no fat’ 혹은 ‘zero fat’같은 어구가 자주 쓰인다. 그러나 이들의 기준은 지방성분이 기본 단위당 0.5g 이하일 때 사용할 수 있는 용어이기 때문에 지방 성분이 아예 없는 것이 아니다.
나이를 물으면 “almost forty”처럼 대충 대답하는 게 편리할 때가 있다. “Just keeping busy, doing stuff.”(그냥 이것저것 하면서 바빠요)라고 말할 수도 있고, ‘거무스름하면서 푸른색을 띤’ 경우에는 ‘blackish blue’라고 말하는 게 편리할 때도 있다.
그러나 애매하거나 모호한 표현은 되도록 피해야 보다 안전하고 명쾌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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