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June 9, 2008

Input for Speaking

[2004/03/02] Input for Speaking (말하기는 경험) 임귀열 영어칼럼


speaking 능력은 지능이나 IQ에 비례하지 않는다. 말하기와 직접적 관련이 있는 것은 노출(exposure)이다. 여기서 말하는 노출은 다양한 종류의 영어를 익히는 것인데 되도록 많이 읽고 많이 듣는 것을 말한다.

보통 ‘영어를 잘하는 사람은 머리가 좋다기보다 부지런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부지런하다는 것은 아마도 꾸준한 노출을 의미할 것이다.‘He is very famous’라고 치켜 세우면 달갑지 않은 표정을 짓는 원어민도 있다. 값싼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He is well-known’라고 말하면 중립적인 느낌을 받는 만큼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I don’t know’를 쉽게 내뱉으면 무관심과 무성의의 표현으로 들리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I have no idea’를 선호한다. 이런 차이를 경험하는 길은 무엇일까. 그 답은 다양한 영어, 특히 구어체 영어를 자주 접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글과 문법을 중시했다면 당장 대담록이나 대화체 기록을 학습 대상으로 해야 한다. 문장체 언어에서 보지 못하는 특이한 현상, 구어체 특유의 보물이 그 안에 있다. ‘You know, you see, I mean, mind you’ 같은 표현은 구어체 문장이 아니면 볼 기회가 전혀 없다.

미국의 여러 지역을 운전하다 보면 ‘Buckle up, it’s the law(안전띠를 매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처벌받습니다)’라는 표지판이 자주 눈에 띈다. 이런 안내판은 구어체보다는 문어체에 가까운데 ‘Have your seatbelt fastened!’라는 문어체 대신 Buckle up을 사용하고 있다. 더 간편하고 낯익은 표현이기 때문이다. roommate에게 ‘소리를 줄이라’는 뜻으로 “Decrease the volume”이라고 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Turn it down”이 보편적이고 쉬운 말이다.

입시 교재에 숙어로 나와있는 ‘Frankly speaking(솔직히 말하면)’같은 표현을 왜 미국인이 거의 쓰지 않을까를 고민해 봐야 한다. 어법상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적어도 미국에서는 사장되고 있는 표현이다. 더 많이 들을 수 있는 표현은 Honestly, to be honest 등이다. 이런 표현이 교재에 실리려면 교사들이 현지에 가서 십여년 살며 영어를 다시 공부해야 가능할 것이다. 교사들도 책을 통해 영어를 공부했기 때문에 그 내용이 현지 영어인지 알 길이 없고 그냥 책에서 본 것을 반복해 재생산해 낼 뿐이다.

필자가 잘 아는 정부의 고위인사 한 분은 취미가 영어다. 그는 시간만 나면 영어 잡지를 탐독하고 대학생 시절부터 Reader’s Digest를 들고 다니며 읽고 해석하고 아직도 화장실에서 영어를 낭독한다고 한다. 자신은 그 방법이 좋은 줄 몰랐는데 지금은 가장 성공한 케이스라며 자랑을 한다. 우연이지만 정확한 방법이다. 그는 말을 잘하기 위해서 혀를 꼬부리거나 미국인 회화반을 수강하지도 않았지만 다양하고 정확한 영어에 끊임없이 노출된 것이다.

그 결과 이제는 아무렇게나 내뱉어도 원어민이 못알아듣는 경우가 없다.
왜냐하면 input한 영어가 정통 영어이고 구어 영어인데다 왜곡된 영어, 문법 영어를 공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음식도 많이 먹어본 사람이 맛을 알듯 영어도 다양한 영어, 특히 구어 영어에 노출되는 것이 실전의 경험을 쌓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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